이질균(shigella)은 40여 가지의 혈청형이 알려져 있다. 이들을 혈청학적 특성과 발효 양상에 따라 a군(shigella dysenteriae), b군(shigella flexneri), c군(shigella boydii), d군(shigella sonnei)의 4가지 군으로 나눈다. 이 중 s. dysenteriae의 독성이 가장 강하다.
이질은 20년 내지 30년 주기로 그 유행 양상이 달라지는데 20세기 초반부터 1차 세계대전 무렵까지는 s. dysenteriae가 유행하다가 이후 s. flexneri로 유행양상이 바뀌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대부분의 나라에서 s. sonnei가 가장 흔하게 분리되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이질균도 s. sonnei이다. 이런 변화가 생기는 이유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
이질균에 감염된 후 증상이 생기기까지 1~3일 정도의 잠복기가 있다. 처음에는 열이 나고 배가 쥐어짜는 듯 아프다가 이후 물같은 설사를 하게 된다(소장 증상). 이후 열이 떨어지면서 대변을 소량씩 자주 보게 된다. 1~2일 이내에 대변에 피고름이 섞이고 대변을 참지 못하며 배변 후에도 묵직한 느낌이 남아있다.(대장 증상)
감염된 균이 위장관을 따라 내려가면서 소장 증상부터 시작하여 대장 증상으로 진행하는 임상양상을 나타내면 세균성 이질을 의심하고 대변 배양검사를 시행하여야 한다.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이 복통과 설사를 나타낸다. 열은 1/3 정도에서 생기고 점액성 대변은 1/2에서, 피 섞인 대변은 40%에서 생긴다. 신체검진에서는 비특이적인 소견을 보인다. 발열이 있고 하복부의 압통이 있으며 장음이 증가되어 있다. 직장 수지 검사나 직장경 검사를 시행하면 통증이 발생한다.
설사로 인한 탈수가 생길 수 있고 중한 합병증으로는 장마비, 장천공 등이 생길 수 있다. 그 밖에도 용혈성 요독증후군, 간질 발작, 반응성 관절염 등이 생기기도 한다. 1형 s. dysenteriae 감염에 의해 용혈성 요독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초기에 핍뇨증과 헤마토크리트 감소가 생기고 이후 무뇨증과 신부전으로 진행하여 5~10%의 환자가 사망한다.
증상의 중등도와 사망률은 숙주의 연령이나 영양 상태, 기저 질환에 따라 다르다. 영아나 노인은 설사와 구토로 인해 심한 탈수가 생길 수 있고 어린이는 고열로 인해 발작하는 경우도 있다. 감염된 균의 종류도 중요한데 s. dysenteriae에 감염된 경우 일반적으로 증상이 더 심하고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20%에 이른다. s. sonnei에 의한 감염증은 임상 경과가 짧고 사망률도 낮다. |